한동안 나홀로 여행을 하지 못했다.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밤,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에게 대뜸 말을 꺼냈다."나, 9월에 여행할 거야."양복과 넥타이, 와이셔츠와 양말을 여기저기 벗어던지던 남편이, 옷을 벗다말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그럼, 밥은?"이번에는 그 말을 들은 내가 어안이 벙벙했다.밥?몇 초 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그리고 간신히 내가 말했다."밥? 첫 마디가 그거야?"지금 외출을 하는 거라면 몰라도 앞으로 몇 달 후에 여행을 간다는데, 그 말을 듣고 처음 하는 소리가 어디?가 아니고, 며칠동안이나?도 아니고, 밥은?이라니.나는 나의 가장 큰 존재 가치가 밥에 있다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아 슬펐다. 매일 밥을 지어놓고 기다리..